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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마케팅에만 걸어 두고 있었다

선수 사진을 쓰지 말라는 규칙은 마케팅 브리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품은 같은 사진을 공개 도메인에서 모든 방문자에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권리 검토#리스크 관리#DUGOUT 9

DUGOUT 9은 KBO 경기를 함께 보는 야구 팬 웹앱입니다. 공식 서비스가 아니라 독립 팬 프로젝트의 공개 데모이고, 이 사실은 축소가 아니라 제품의 현재 정의입니다. 그래서 남의 자산을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가 계속 열려 있는 질문입니다.

특히 선수 사진이 그렇습니다. 사진은 KBO와 구단의 저작물인 동시에 선수 본인의 초상이라, 기록이나 엠블럼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래서 마케팅 브리프에 상한을 그어 뒀습니다 — "선수 사진이 들어간 캡처는 콘텐츠에 쓰지 말 것." 규칙은 분명했고 지켜지고 있었습니다.

규칙은 있었는데, 규칙이 없는 쪽이 더 컸다

문제는 제품이었습니다.

같은 시점에 제품은 공개 도메인에서 매 경기방마다 선수 사진을 KBO 이미지 CDN에서 직접 불러 모든 방문자에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케팅 채널에서 사진 한 장을 안 쓰려고 조심하는 동안, 제품은 같은 사진을 상시로, 훨씬 많은 사람에게 내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막는 쪽과 새는 쪽의 규모가 반대였습니다. 마케팅 회차는 한 달에 몇 건이고 그마저 사람이 한 장씩 고릅니다. 제품은 방문자 수만큼, 경기 수만큼, 자동으로 나갑니다. 리스크를 관리한다고 믿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관리하기 쉬운 쪽만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기본값을 꺼짐으로 바꿨다

선수 사진을 환경변수 뒤로 넣고 기본값을 꺼짐으로 바꿨습니다. 꺼져 있으면 이니셜 대체 표시로 내려갑니다. 켜야만 KBO 공식 이미지 CDN을 참조합니다.

새 개념은 아니었습니다. 상성 데이터와 과거 기록 공급자를 이미 같은 방식으로 게이트해 뒀기 때문입니다. 즉 이 제품에는 "권리가 확정되지 않은 자산은 스위치 뒤에 둔다"는 패턴이 이미 있었는데, 선수 사진만 그 패턴 밖에 남아 있었습니다. 가장 민감한 자산이 가장 늦게 들어온 셈입니다.

기본값을 어느 쪽에 두느냐가 이 결정의 전부입니다. 스위치를 만들고 기본값을 켜짐으로 두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기본값이 곧 실제 동작이고, 나머지는 문서입니다.

화면이 심심해지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상태 표시다

사진이 빠지면 화면이 허전해집니다. 이니셜 동그라미는 얼굴만큼 예쁘지 않습니다.

이걸 치른 대가로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상태 표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제품은 지금 권리 검토가 끝나지 않은 공개 데모입니다. 화면이 그 사실과 다르게 보이면, 보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실제 상태를 잊습니다. 완성된 서비스처럼 보이는 데모는 스스로에게 거는 압박만 늘립니다.

사용 허락 범위가 확인되면 스위치를 켜면 됩니다. 그때 화면은 지금보다 좋아지고, 그 개선은 권리를 정리했다는 사실과 함께 옵니다. 순서가 그렇게 되는 편이 낫습니다.

리스크는 가장 많이 새는 지점에서 막는다

이 판단에서 남은 것은 사진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규칙을 어디에 거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규칙은 쓰기 쉬운 곳에 걸리기 쉽습니다. 마케팅 브리프, 기여 가이드, 리뷰 체크리스트처럼 사람이 읽고 사람이 지키는 문서 말입니다. 그 자리는 규칙을 적기도 쉽고 지켜지는지 확인하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규칙이 거기로 모입니다.

반면 노출이 가장 큰 자리는 대개 제품 자체입니다. 자동으로, 상시로, 방문자 수만큼 실행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사람이 읽는 문서가 없습니다. 코드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리스크 규칙을 세울 때는 그 규칙이 가장 많이 새는 지점을 덮고 있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대개 그 지점은 홍보 채널이 아니라 제품이고, 거기서는 규칙이 문장이 아니라 기본값의 형태로 존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