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5분 읽기

«보상이 없다»를 «보상이 작다»로 읽지 않는다

초를 다 꽂은 뒤 아무 반응이 없다는 문제에 목표를 키워 답했다가 틀렸습니다. 고칠 것은 보상의 크기가 아니라 행동과 반응 사이의 거리였습니다.

#제품 원칙#게임 디자인#피드백#HappyBirthTown

해피버스타운이 아직 생일 하루 동안 열리는 픽셀 파티였을 때, 광장 한가운데에는 케이크가 있었습니다. 손님들은 타운을 돌아다니며 초를 주워 그 케이크에 꽂았습니다. 초가 하나씩 늘 때마다 케이크가 조금씩 차올랐고, 그게 파티를 돌아다닐 이유가 됐습니다.

문제는 케이크가 다 찬 다음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아무리 초를 꽂아도 화면이 그대로였습니다. 초를 주우러 다닐 이유가 파티 중반에 사라졌습니다. 이 문제를 하루에 두 번 고쳤습니다. 첫 번째 답은 절반만 맞았고, 두 번째 답에서야 무엇을 잘못 읽고 있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릇을 키우지 않고 담을 곳을 만들었다

가장 쉬운 답 두 개가 먼저 떠올랐고, 둘 다 함정이었습니다. 하나는 꽂을 자리를 늘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케이크가 초에 덮여서, 주최자가 고른 케이크 맛이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같은 벽이 조금 뒤에 다시 서고, 그때는 케이크까지 잃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다 차면 비우고 다시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흔적이 되돌아가면 그것은 축하가 아니라 초기화입니다.

그래서 그릇을 키우지도 비우지도 않고, 옆에 새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케이크가 차면 초가 광장으로 번져 케이크를 둘러싼 겹, 화환으로 섭니다. 이 결정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이미 있던 절정을 키운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 파티에는 다 같이 촛불을 끄는 순간이 있었는데, 화환이 클수록 그 순간의 암전이 넓어지고 불이 번지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게이지도, «몇 개 남았어요»라는 문구도 넣지 않았습니다. 그림이 곧 진행도였습니다.

진행이 멈추는 자리를 만나면 한계 수치를 올리고 싶어집니다. 그것은 같은 벽을 뒤로 미는 일이고, 대개 그 수치를 처음에 그렇게 정한 이유까지 함께 무너뜨립니다. 여기서 그 이유는 «케이크가 케이크로 보여야 한다»였습니다. 채운 것이 다음 단계의 재료가 되게 하는 쪽이 낫다는 판단은 지금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산수를 했다는 지적

같은 날 지적이 돌아왔습니다. 초의 개수가 너무 많이 늘었다, 그냥 산수를 한 것이다. 정확한 말이었습니다.

원래 문제는 «케이크가 찬 뒤에는 꽂아도 아무 반응이 없다»였습니다. 그런데 제 답은 다음 반응을 보려면 열두 자루를 더 모으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화환 한 겹이 차야 비로소 무언가가 일어났습니다. 20분에 한 번 오던 침묵을 30분에 한 번 오는 침묵으로 바꿔 놓고 고쳤다고 한 셈이었습니다. 침묵의 간격이 늘었을 뿐, 침묵 자체는 그대로였습니다.

돌아보면 문제를 잘못 읽은 것이었습니다. «보상이 없다»를 «보상이 작다»로 읽었고, 그래서 보상을 더 크게 만드는 쪽으로 갔습니다. 더 큰 목표, 더 큰 화환, 더 큰 절정. 하지만 손님이 느끼던 것은 보상의 크기가 아니라 부재였습니다. 초를 꽂는 순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칠 것은 크기가 아니라 거리였다

두 번째 답은 목표를 그대로 두었습니다. 화환의 겹은 바꾸지 않고, 행동 하나마다 반응 하나를 붙였습니다. 케이크가 한 번 다 찬 다음부터는 초를 꽂을 때마다 작은 축하가 뜨고, 그 문구가 지금까지 우리가 모은 초의 수를 부릅니다.

문구는 다섯 줄을 준비해 초의 수에 따라 돌렸습니다. 무작위로 고르면 사람마다 다른 축하를 받게 되어 «우리의 케이크»라는 감각이 깨집니다. 한 줄만 쓰면 축하가 아니라 카운터로 읽힙니다. 화환 한 겹이 완성되는 순간은 더 큰 축하로 남겨 두되, 그때는 작은 축하가 비켜서게 했습니다. 한 번에 둘을 띄우면 둘 다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바꾸고 나니 미결로 남아 있던 질문 하나가 함께 사라졌습니다. «화환까지 다 채우면 그다음은?» 행동과 반응 사이의 거리가 0이면, 목표가 아무리 멀어도 그 사이가 비어 있지 않습니다. 목표는 커도 됩니다. 문제는 크기가 아니라 그 사이의 침묵이었습니다.

두 답을 함께 남긴다

두 결정은 서로를 지우지 않습니다. 첫 번째는 목표에 관해 맞았습니다. 그릇을 키우지 않고 담을 곳을 만든 덕분에 케이크는 케이크로 남았고, 모으는 일이 나중의 절정과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보상에 관해 맞았습니다. 그 목표가 멀어진 만큼, 매 행동에 바로 돌아오는 반응이 필요했습니다.

진행이 멈춘 자리에서 사람들이 «재미가 없다»고 말할 때, 그 말을 «더 큰 것을 달라»로 듣기 쉽습니다. 이번 일 뒤로는 먼저 묻기로 했습니다. 지금 이 사람이 한 행동과, 그 행동에 제품이 처음 대답하는 순간 사이가 얼마나 먼가. 그 거리가 대개 크기보다 먼저 고칠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