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이 없다»를 «보상이 작다»로 읽지 않는다
초를 다 꽂은 뒤 아무 반응이 없다는 문제에 목표를 키워 답했다가 틀렸습니다. 고칠 것은 보상의 크기가 아니라 행동과 반응 사이의 거리였습니다.
해피버스타운이 아직 생일 하루 동안 열리는 픽셀 파티였을 때, 광장 한가운데에는 케이크가 있었습니다. 손님들은 타운을 돌아다니며 초를 주워 그 케이크에 꽂았습니다. 초가 하나씩 늘 때마다 케이크가 조금씩 차올랐고, 그게 파티를 돌아다닐 이유가 됐습니다.
문제는 케이크가 다 찬 다음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아무리 초를 꽂아도 화면이 그대로였습니다. 초를 주우러 다닐 이유가 파티 중반에 사라졌습니다. 이 문제를 하루에 두 번 고쳤습니다. 첫 번째 답은 절반만 맞았고, 두 번째 답에서야 무엇을 잘못 읽고 있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릇을 키우지 않고 담을 곳을 만들었다
가장 쉬운 답 두 개가 먼저 떠올랐고, 둘 다 함정이었습니다. 하나는 꽂을 자리를 늘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케이크가 초에 덮여서, 주최자가 고른 케이크 맛이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같은 벽이 조금 뒤에 다시 서고, 그때는 케이크까지 잃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다 차면 비우고 다시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흔적이 되돌아가면 그것은 축하가 아니라 초기화입니다.
그래서 그릇을 키우지도 비우지도 않고, 옆에 새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케이크가 차면 초가 광장으로 번져 케이크를 둘러싼 겹, 화환으로 섭니다. 이 결정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이미 있던 절정을 키운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 파티에는 다 같이 촛불을 끄는 순간이 있었는데, 화환이 클수록 그 순간의 암전이 넓어지고 불이 번지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게이지도, «몇 개 남았어요»라는 문구도 넣지 않았습니다. 그림이 곧 진행도였습니다.
진행이 멈추는 자리를 만나면 한계 수치를 올리고 싶어집니다. 그것은 같은 벽을 뒤로 미는 일이고, 대개 그 수치를 처음에 그렇게 정한 이유까지 함께 무너뜨립니다. 여기서 그 이유는 «케이크가 케이크로 보여야 한다»였습니다. 채운 것이 다음 단계의 재료가 되게 하는 쪽이 낫다는 판단은 지금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산수를 했다는 지적
같은 날 지적이 돌아왔습니다. 초의 개수가 너무 많이 늘었다, 그냥 산수를 한 것이다. 정확한 말이었습니다.
원래 문제는 «케이크가 찬 뒤에는 꽂아도 아무 반응이 없다»였습니다. 그런데 제 답은 다음 반응을 보려면 열두 자루를 더 모으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화환 한 겹이 차야 비로소 무언가가 일어났습니다. 20분에 한 번 오던 침묵을 30분에 한 번 오는 침묵으로 바꿔 놓고 고쳤다고 한 셈이었습니다. 침묵의 간격이 늘었을 뿐, 침묵 자체는 그대로였습니다.
돌아보면 문제를 잘못 읽은 것이었습니다. «보상이 없다»를 «보상이 작다»로 읽었고, 그래서 보상을 더 크게 만드는 쪽으로 갔습니다. 더 큰 목표, 더 큰 화환, 더 큰 절정. 하지만 손님이 느끼던 것은 보상의 크기가 아니라 부재였습니다. 초를 꽂는 순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칠 것은 크기가 아니라 거리였다
두 번째 답은 목표를 그대로 두었습니다. 화환의 겹은 바꾸지 않고, 행동 하나마다 반응 하나를 붙였습니다. 케이크가 한 번 다 찬 다음부터는 초를 꽂을 때마다 작은 축하가 뜨고, 그 문구가 지금까지 우리가 모은 초의 수를 부릅니다.
문구는 다섯 줄을 준비해 초의 수에 따라 돌렸습니다. 무작위로 고르면 사람마다 다른 축하를 받게 되어 «우리의 케이크»라는 감각이 깨집니다. 한 줄만 쓰면 축하가 아니라 카운터로 읽힙니다. 화환 한 겹이 완성되는 순간은 더 큰 축하로 남겨 두되, 그때는 작은 축하가 비켜서게 했습니다. 한 번에 둘을 띄우면 둘 다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바꾸고 나니 미결로 남아 있던 질문 하나가 함께 사라졌습니다. «화환까지 다 채우면 그다음은?» 행동과 반응 사이의 거리가 0이면, 목표가 아무리 멀어도 그 사이가 비어 있지 않습니다. 목표는 커도 됩니다. 문제는 크기가 아니라 그 사이의 침묵이었습니다.
두 답을 함께 남긴다
두 결정은 서로를 지우지 않습니다. 첫 번째는 목표에 관해 맞았습니다. 그릇을 키우지 않고 담을 곳을 만든 덕분에 케이크는 케이크로 남았고, 모으는 일이 나중의 절정과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보상에 관해 맞았습니다. 그 목표가 멀어진 만큼, 매 행동에 바로 돌아오는 반응이 필요했습니다.
진행이 멈춘 자리에서 사람들이 «재미가 없다»고 말할 때, 그 말을 «더 큰 것을 달라»로 듣기 쉽습니다. 이번 일 뒤로는 먼저 묻기로 했습니다. 지금 이 사람이 한 행동과, 그 행동에 제품이 처음 대답하는 순간 사이가 얼마나 먼가. 그 거리가 대개 크기보다 먼저 고칠 것이었습니다.